아침마다 오셔서 웃는 얼굴로 저를 반겨주시는게
저에게 완전 해피 바이러스였습니다.
비록 자궁내막종으로 왼쪽 난소를 수술을 해서 한쪽 난소로 임신에 성공해야 했던 상황에
난소 나이도 1점대 소견을 보여
채취되는 난자도 5~7개 사이였어요.
그래서 만들어지는 배아도 1개 또는 2개
난자가 5개 정도이면 3일 배아 성공율을 70% 정도로 보기 때문에 3개에서 4개 정도 나와야 하는데,
배아로 생성되고
배양되는 느낌도 그리 좋지 않았던 것이지요.
저야 아침마다 만나면 저를 즐겁게 해주시는 분이셨지만,
종국에 저를 만나는 이유는
임신이 되길 원하는 것이니
엄연하고 냉정하게
저는 그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 받았으니
그분이 외래를 떠나시면
임신에 성공해야 하는 강박에 둘러싸이곤 했습니다.
아...
저분 임신이 되야 하는데..
저런 분들에게 오히려 엄근진으로 대해야 할까..
임신이 되지 않아도 내가 좀 덜 미안하게..
당신이 주었던 해피 바이러스를 받지 않았다.
그러니 (충분히 최선을 다하겠지만) 임신이 안되도
나를 너무 원망하지는 말라고....ㅠㅠ 이렇게라도 살짝 발을 빼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분이었어요.
나를 믿어주고 있는데, 나는 그에게 무얼 줄 수 있을까...
첫번째 신선 배아는 난감하게 실패했습니다.
배아 발달율은 50%로 그리 나쁘지 않았고, 2개의 배아을 이식했는데...
바로 다음 주기 난자 채취를 하기엔
이식때 다소 찜찜한 내막 소견이 있어 쉬는 타임에 자궁내시경을 하고 다시 한번 난자 채취..
난자는 5개 이상 나왔지만, 왠지 이번엔 쉬어야 할 것 같은 두려움...
안될 것 같다는 느낌..
겨우 냉동된 배아는 1개.
1개의 냉동 배아로 임신에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
그래도 아침에 해맑게 인사하고 즐거움을 주고 있는 환자...
외래를 떠나고 난 뒤 나의 안절부절이 어김없이 다가오는 시간이 4~5차례
드디어 이식..
이식전 기분나쁘게 혈중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약간 낮은 소견이 나와
어이쿠.. 이거 안되는 건가.. 프로게스테론 추가 보충
임신 반응 검사날은 월요일 아침.
먼발치에서 확인된 그 분을 보고 드디어 올게 왔구나..
어떻게 한다..임신이 안되면..
뭐라 말하지..
그렇게 막막한 사막을 지나는 느낌의 15분이 지난 후
혜성처럼 다가온 수치 양성..
ㅋㅋㅋ
저 기뻤습니다.
그분이랑 헤어지게 되어서...
이제부턴 너무 긍정적인 느낌을 주고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너무 후달려서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