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보기전에 다른 병원에도 가셨다 오셨고, 결혼하신지는 7년 정도나 되셨다고 하셨어요.
두분다 인천에서 사시는 분이라 가까운 병원이다고 오셨던 것 같아요.
아내분 생리는 규칙적이었고,
초음파에 자궁 및 난소에 특이 소견이 없었지요.
나팔관 조영술이 2019년 정상 소견이었고
난소 나이 검사에선 7.38 정도로 살짝 다낭성 소견이 있는 정도..
남편분은 정계정맥류 소견이 있었지만 지켜보기로 했고,
정액 검사는 이상 소견 없는 상황..
큰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임신이 안되는 경우
2가지 중에 하나에요.
정말 어렵거나
정말 쉽거나...
이 분들은 전자였어요.
정말 어려운 분들었지요.
시술이 어렵거나
약에 부작용이 있거나 하는 것은 아닌...
감정적 이입이 되어 버려서 어려워진 케이스이지요.
저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없을 수가 없어요.
특히 많은 난임 환자를 초단위로 보는 병원이 아니기에
더욱 감정 이입이 잘 되는 경향이 있어서 스스로 조심하고 있는데...
이 분들에겐 감정 이입이 되어버렸어요.
조심스럽게
저의 이야기를 듣고
저의 조언을 따를려고 하고
임신이 되지 않으면 자신들이 뭐 더 조절할게 없는지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에 제가 조금씩 흔들린 것이지요.
차라리
저를 탓하거나
의구심을 표하면
저도 감정적으로 도망가기 쉬운데..
이건
빼지 못하는 상황에 노출된 것이지요.
인공수정이 여러차례 안되면서
서서히 시험관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상황을
저도 두 부부도 인정하게 되었지요.
마지막 인공수정에서 실패한 후
시험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처럼 인공수정을 여러차례 하고도 임신이 되지 않은 분들에게
시험관 시술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일종의 방학숙제와 같은 느낌이 들어요.
미루다 미루다
해야 하는...
그리고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좋은 점수를 얻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의사 고시' 같은 느낌이지요.
난자 채취할 때 너무 많이 나와
모두 얼리기를 하고,
5일 배아까지 키워
PGT-A까지 시행해서...
정상 배아도 몇개 얻었지요.
저희 의원 원칙상으로
PGT-A 최대 갯수에 제한이 있어 검사하지 않고
보관한 배아 1개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보관해 두었지요.
몸추시리고 난후
해동 배아 전처치 후 PGT-A 정상 배아를 이식한 후
최종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때는
정말 괴로웠습니다.
왜지..
왜...
이런 일이 이분들에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검사를 하지 않는 배아를 해동하여 이식하고 임신에 성공한 후
저의 생각은...
세상 일을 정말 알수가 없구나였습니다.
두분 고맙습니다.
건강하게 키워요... 그리고 우리 한번 사진 한번 찍어요.